<강릉 투어(5/16-17) 후기> 동해의 찐한 쌉쌀함.. 나는 온실 속 곱게 자란 다이버였는가?( 첫 드라이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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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돌쇠19 댓글 2건 조회 17회 작성일 26-05-19 10:24본문
강릉(사천)에서의 첫 다이빙이었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드라이 슈트로 하는 첫 다이빙>이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투어 전날 밤을 설쳤다. 오랜만에 소풍 전야를 겪는 기분이랄까?..
조급한 마음으로 금요일부터 날씨를 체크했다. 의미 없는 금요일 날씨부터 어떻게 변할지도 모를 일요일 날씨까지를 확인하며 그저 웃었다. 모든 날씨가 좋아 보였다.


<위의 바다 예보는 어플 앱 “해포츠”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16일(토) 이른 아침에 강릉 사천에 자리 잡은 해원 다이빙센터에 도착했다. 깔끔한 첫인상 그러나 바로 부딪칠 듯 마주보고 서있는 고층 호텔 모습이 어색하고 낯설다.
늘 그렇듯 다린이 팀원들은 여유 있게 장비 채비를 마치고 아침 첫 다이빙 준비를 했다. 첫 드라이 슈트를 입는 나에게는 두 번의 수영장 사전 연습이 있었지만 긴장되지 않을 수 없었다. Wet 슈트에 비해서 입고 챙겨할 시간이 더 필요했고, 특히 슈트 안과 밖의 두 개의 쟈크를 열고 닫는 것은 팀원들의 손을 빌려야만 했다. 그리고... 투어 기간 내내 느껴지는 그 엄청난 웨이트(12∽14kg)의 무개는 어깨와 허리를 짓눌렀다. 이틀이 지났지만 오른쪽 손목이 뻐근하다. 아마 BCD(백플레이트 BC 4.5kg+웨이트 평균 13kg)를 들고 지고 하는 동안 무리가 간 것일 게다.
수영장 드라이슈트 연습에서는 웨이트 8kg으로도 하강과 중성부력이 문제없었다. 하지만 바다는 달랐다. 달라도 너무 달랐다. ㅠㅠ. 그래도 수영장 연습이 있었기에 슈트 안의 공기 컨트롤이나 공기가 발쪽으로 몰려 거꾸로 섰을 때 대처가 가능했다. 드라이 슈트에 입문하시는 다린이는 무조건 수영장 연습이 필수임을 간과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첫 다이빙 입수... 하늘의 날씨는 매우 좋았다. 그러나...
아!~~~. 이게 동해 바다였던가?... 일단 앞이 막막하다. 시야가 막힌다는 것이 이렇게 갑갑하고 긴장되는 것이었던가?... 지난 겨울 내내 따뜻한 바다에서 뻥 뚤린 시야로 다이빙 했던 <나의 과거는 그야말로 “온실 속 화초였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스텔라 난파선을 볼 수 있겠다던 그 원대하고 충만한 기대는 하강을 시작하자마자 사그라지고 그 때부턴 이번 다이빙을 살아서 마쳐야겠다는 다짐만 가득했다. 시야는 2m 내외 그것도 바로 옆 다이버의 형체만 확인된다.
천신만고 끝에 겨우 스텔라에 다다르고(수심25m) 그것이 바위의 끝자락인지 스텔라의 선체인지도 확인할 여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자꾸 몸이 거꾸로 서는 것을 뒤집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ㅎㅎ.
다른 팀원들이 출수 후 그 모습에 대해 ‘매우 아크로바틱하다'고 했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긴장된 상태에서 공기가 발 쪽으로 계속 쏠리며 몸이 거꾸로 서는 상황이 2-3차례 반복되었다.
내 로그북에는 이 상황에 대해 나에 대한 욕만 가득하다. 이제 70여 로그로 웻슈트 웨이트를 맞추고 안정된 중성부력을 찾았었는데 “ㅆ ㅂ” 다시 원점이다.

드라이슈트 2번째 다이빙... 가까스로 발로 몰리는 공기를 컨트롤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전정지에 들어가는 수심에 이르러 '나의 방심은 여지없이 바다의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 기가 막히게도 말로만 듣던 “안녕히 계세요..여러분~~” 의 급상승 경험을 하게 되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떠오르는 내 뭄뚱이를 어찌할 수가 없었다. 수면에 이르러 어떻게든 버디를 찾아보겠다며 머리통을 물속에 쳐박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공기방울을 따라 핀질을 했다. 이미 떠올라버린 내 몸은 새털처럼 가벼웠다. 다행히(?) 몇몇 급상승 동지들이 있었다. 어려울 때 함께한 동지(ㅎㅎ)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는 부질없는 기대와 위로를 해본다.
3번째 다이빙에서는 이전 12kg 웨이트에 2kg를 더 늘렸다. 허리로 느껴지는 무게감이 장난이 아니었지만 안정정지에서의 급상승 두려움이 더 켰다. 다행히 3번째 다이빙부터는 안정감을 찾았다. 그 이전에는 드라이슈트에 공기를 넣기도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좀 추었다. 그래도 참았다. 웻슈트 입고 다이빙하는 동료도 있으니 동계 내피까지 입은 내가 춥다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14kg 웨이트가 되니 슈트 안으로 약간의 공기도 넣을 수 있었다. 추위가 훨씬 덜 했다. 그리고 드라이 슈트에 wet 장갑은 무리인 것을 깨달았다. 수온 10도 내외에서 wet 장갑은 전혀 보온의 기능을 하지 못했다. 2차 다이빙에서는 털장갑 내피 없이 드라이 외피 장갑만 껴보았다. 이 또한 방수는 되지만 보온의 기능은 꽝이다.
결국 드라이슈트를 입으면 드라이 장갑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어야 춥지 않게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드라이 슈트를 입고 Wet 장갑을 낀 다린이 팀원들이 손이 시려워서 힘들어 하셨다. 어렵게 드라이슈트를 입었는데 손이 시려워 다이빙을 포기할 수 도 있다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었다. 3번째 다이빙부터 착용한 나의 씨텍 안타레스 글러브 시스템(내피 털장갑+드라이 공업용 장갑)은 다행히 10도 이하 수온에서도 문제없이 내 손을 추위로부터 보호해 주었다.
물론 개인 차이가 있다. 오로지 Wet 슈트로 이번 강릉 다이빙을 함께한 남형님과 기태님은 큰 추위를 느끼지 못하셨다고 한다. 진심으로 대단하시고 부럽다.
다음날 진행된 4번째, 5번째 다이빙은 이전의 실수와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드라이슈트 다이빙에 대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이래서 항상 많은 경험을 가진 다이버 선배들이 고민만 하지 말고 더 많이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라고 하는가 보다.
드라이슈트에 적응되고 마음이 안정되니 그렇게 좋지 않던 시야에서도 보이는 것들이 생겼다. 춤을 추는 모자반들과 희한한 누디들, 어여쁜 해파리, 덩치큰 이름 모를 군소들이 눈에 들어 왔다.
이제야 잊고 있던 동해 다이버의 감각이 돌아오나 보다.
정신없고 혼동스러웠던 강릉 바다 드라이슈트의 경험을 뒤로한 채 2주 후 삼척의 바다가 또 기대된다. 조금 더 나아지리라는 기대와 어떤 것들이 또 눈 앞에 나타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장비 하나하나를 닦고 있다.
함께한 다린이 팀원들과 가이드 해주신 방장님 그리고 든든히 백업을 봐 주신 알다마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 저는 카메라 들 엄두도 못 내었는데 촬영을 해주신 세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제 후기의 모든 수중 영상은 세원님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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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delta712님의 댓글
delta712 작성일
급상승 동지가 접니다..외로우실까봐 ㅋㅋ
낮은수심에서 smb감으랴 bcd공기빼랴 드라이공기빼랴 그러다 아차한순간 저도 여러분 안~~녕^^
삼척에선 좀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방장님의 댓글
방장 작성일
형규님의 로그가 늘어갈 때 마다 다이빙 실력도 늘어가지만, 흥미 진진하게 작성하는 후기 실력도 늘어나는 듯 합니다. 점심 먹고 사무실로 오는 길에 후기를 보면서 혼자서 실~실~ 웃었더니 주변분들이 실성한 사람 보듯 하네요.
언제나 준비와 시험, 체크와 보완으로 다이빙에 진심인 모습이 너무 감동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이번 다이빙에서 다린이 투어에서는 잘 하지 않는 4번의 하강라인 없는 다이빙을 꽤 잘했던거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제 라인 없는 포인트는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
앞으로도 즐거운 다린이 투어 오래 오래 같이해요~^^